E100GX
세송이의 진분홍빛 목단이 책상 위에 있는 음력 4월입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목단을 기억 속에서 찾아보면
여름 무렵 흐드러지게, 할머니 댁 대문 밖까지 향을 내던
그 어릴 적 아이 얼굴만한 목단 송이가 떠오릅니다.
방울이 포글포글 올라오던 냄비 안엔
검붉은빛의 딸기잼이 있었고,
기다란 옥수수 식빵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던
여름 무렵.
이렇듯 여름은 기억을 담고 옵니다.
여름은 나쁜 일이 없었어요.
뜨거운 햇빛과
주르륵 흐르는 땀,
쩍 하고 소리는 내는 수박,
청명한 붉은색의 앵두,
그것들만 생각해도 바쁜 몇개월인데
나쁜 일은 없겠죠.
오렌지 껍질에 붙은 농약과 방부제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하루동안 식초물에 담궈놔요.
그리고 칫솔로 문질러 그마저 있을 불순물을 제거하구요.
껍질을 벗겨내고 안쪽의 하얀 껍질과 오렌지색 껍질 사이를 분리합니다.
하얀 껍질은 떫은 맛을 내기 때문에 쓸 수 없어요.
일반적인 오렌지 마멀레이드엔 흰껍질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미관상 좋지 않고, 맛 역시 그렇기에 제거합니다.
오렌지의 알맹이는 얇은 비닐막같은 껍질에서 작은 알갱이를 이루고 있는
알맹이만 빼내어 중량을 재어보고 그 중량의 1/2 양의 설탕을 넣고
아주 약한 불로 서너시간 끓입니다.
끓인 후 한 시간즈음 지났을 때 알맹이에서 나온 즙을 작은 냄비에 넣고
약한 불로 졸입니다.
양쪽이 보기 좋게 색이 변하면 완성되요.
꼬박 24시간 하고도 손질하는 시간 3시간, 조리 시간 4시간이 되어야 완성됩니다.
그리고 배달되고, 구입하신 분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거죠.
저장식품이라고 부패하지 않는건 아닙니다.
냉장 보관을 해주셔야하고,
뚜껑을 최초 딴 후 재빨리 드시는게 오렌지의 향을 제대로 즐기실 수 있어요.
오렌지 마멀레이드는 부드러운 식감의 것보다
바삭한 무염 비스켓이나 바삭한 토스트에 어울립니다.
저는 짜지 않고 진하지 않은 제가 만든 크림치즈와 오렌지 마멀레이드는
펴바르지 않고 담뿍 토스트에 올려 한 입 베어 무는것을 좋아합니다.
어금니로 껍질을 깨물었을때 입 안에 퍼지는 오렌지 향은,
생 오렌지의 그것보다 더욱 깊어서 참 좋아합니다.
*딸기잼은 다음 해를 기약합니다.
딸기철이 끝났어요.^^
가을의 무화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Lydia, a frank drawing
(09.03.28 ~ 04.12)
at Galerie-Atelier
a frank drawing
아무런, 아무렇게나, 별거 아닌 것은 없어요.사소한 버릇들과 행동들은 경험의 기록이며 일생에 걸쳐 이루는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자,
무의식의 산물인것이지요.
비록 몇 분만에 완성되는 그림일지라도
선 하나를 긋기 위해 일곱살엔 노을을 보며 논둑을 걸었고
열살, 지리산의 아침안개를 보았으며 열다섯, 상실의 시대를 품 안에 담았을지도 몰라요.
의미가 없는 것은 어느 것도 없고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존재하고 있죠.
몇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 한장은 지난 내 일곱살과 열살, 열다섯, 스물을 거쳐온 일상적 성장 기록이예요.
의미를 들여다보고 머리로 읽히는 것말고 마음에 담아갈 수 있는,
언젠가 보았던 자신의 많은 시간들의 하나처럼.
몇 장의 사진과 그림이 당신의 흔적일 수 있고
'우리' 마음의 성장 과정인것이죠.
이 그림과 사진은 이제 자라나는 아이들.
이제 성장을 시작한 저와 마찬가지로 이 아이들은 저와 함께 커갈 것입니다.
연필, 세필과 잉크, calligraphy 잉크, 수채 색연필을 사용했구요.
사진은 디지털 인화가 아닌 수동 인화입니다.
직접 인화했구요, (하나의 사진은 절친한 친구인 현정이가 도와주었습니다.)
액자는 직접 목재를 고르고 못질을 하여 프레임과 함께 하나의 그림이 되도록 했어요.
작은 공간 안에서 작은 작품들을 큰 마음에 담아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8일 오픈하는 날은 향긋한 오렌지 마멀레이드를 100g가량 맛 보실 수 있도록 유리병에 담아드립니다.
50개 한정이니깐 빨리 오시면 받아가실 수 있어요.
*전시 기간 중 금,토,일에는 제가 직접 만든, 한 입 먹고 나면 두손 가벼이 포개고 눈을 살포시 감게 될 레몬크림 파스타를 하루 10그릇에 한해 5,000원을 내시면 간단한 요기정도 하실 수 있게 예쁜 그릇에 따뜻한 빵과 함께 드려요.(음료를 기본적으로 주문하셔야 주문이 가능한 메뉴입니다!)
이른바 Lydia's Brunch
중요한 부분은 현금 결제만 가능합니다.
Galerie-Atelier의 약도는 naver에서 CafeLo Onbom을 검색하시거나
아래의 약도를 참고하시면 됩니다.(약도는 온봄 홈페이지에서 가져온거예요.)
개인적으로 문의를 하셔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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