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해당되는 글 68건

  1. 腐敗 (1) 2010/08/27
  2. 소 연골 (6) 2010/08/14
  3. 2010/08/14
  4. 일기 (12) 2010/08/09
  5. 5월 23일 2010/05/19
腐敗
from slow diary 2010/08/27 13:06
















생물들은 호흡과 생장이 멈추거나 상처 부위에, 산소, 적정 온도와 접촉하는 순간 부패하기 시작한다.
상처를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깊게 파고 들어가 범위가 확산되고 다른 병을 가져오기도 하며,
심지어 잘라내거나 도려내버려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호흡과 생장이 멈춘것은 서서히 부패되기 시작하여 결국엔 소멸되고 만다.

해로운 말語이라는 것은 하는 사람에겐 이로워보이나
결국 그 말을 받게되는 사람과 하는 사람 모두에게 부패작용을 한다.
하는 사람에겐 알지 못하는 새에 내면을 파먹히고,
받는 사람은 처참할 정도로 이그러지게 된다.
양쪽 모두, 약해진 틈을 타서 찾아오며 그 틈을 해로운 말은 용케도 찾아낸다.

그저 재미나 시간 때우기로 할만한게 아니다.
그러기엔 댓가가 크다.
감당하기 힘들어질 정도로.

후회할만큼 지나치게 굴었던 순간이 없었다면
여전히 난 알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없던 일처럼 버리고 싶진 않다.
해로운 존재가 되지 않도록 그 순간들을 되새기고 반성해야지 않겠나.



해로운 말을 하며 세상에 필요하고, 이로운 존재가 되길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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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연골
from slow diary 2010/08/14 21:52











아마도 소 연골 요리가 요즘 유행의 끝물인가보다.
그것을 언급하는 책, 블로그, 잡지의 문장들이 눈에 띈다.
소의 등뼈에 고기 다진것을 집어넣거나, 멋지게 요리하여 정말 연골을 먹기도 하는데.
마음 한켠엔 광우병 걱정들을 하고 있다.



몇달 전 서재 결혼 시키기를 3권째 샀고,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4권째 샀다.
최근 들어 산 책들은 모두 음식에 관한 책들이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우리 몸이 좋아하는 채소 사용 설명서, 내 몸을 살리는 천연 발효식품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맛에 빠진 록스타, 꼬르륵 소리.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멈출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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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low diary 2010/08/14 20:07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1권의 사이드에 1자가 적히지 않았다고 불편해하고 있다.
꼭 저것같다.
1,2권이 같이 있는데, 2권엔 분명 2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는데
1권에는 없다.
책을 쌓아두면 그게 보인다.
뭔가 빠진 그것이..
나는 꼭 저것같다.
그럴 듯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N씨가 그랬다.
당신은 뭔가 불안해보인다고.
뭔가 빠져있다고.
그를 만난 적도 없고,
나는 그 사람의 본명도 최근에야 알았다.
(사람을 알아가는데 있어 이름이나 나이 사는곳 이런건 중요하지 않다.
위치를 확인하는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일뿐이지.)
그런데 알고 있더라.
잘.


알고 있다.
논문도 그랬고, 전시회도 그랬다.
개운치 못한 결과를 낸 결과물들,
언변이라든가 진행과정은 늘 그럴 듯하다.


나는 무엇일까.
무엇이 빠져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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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from slow diary 2010/08/09 12:39








minilux, provia 100f



5월 사진부터 8월까지 담긴 Provia 100F 안의 모습들은
바짝 힘이 들어간 사진이 아닌 생활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생활.
소라 언니네 보늬가 입양되었던 다음날 나는 운좋게 집에 놀러갔고,
기운찬 아기 고양이인 보늬는 수줍어하지도 않고 사진 안에 들어앉았다.
난 확실히 단모 고양이가 좋다.

회사 앞 버스 정류장 뒷편에 초등학교가 있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가끔 들어가서 한바퀴 돌고 나온다.
특별할 것 없지만 언젠가는 생각날만한 것들일까 싶어 카메라를 꺼냈었다.



오랫만에 뭐라 길게 썼다가 부끄러워졌다.
삭제.
대충의 내용은 王室長님과 제 리플이 말해주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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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from slow diary 2010/05/19 08:16


5월 23일 아침을 기억한다.
그 즈음 유난히 아침잠이 늘었던 탓에 10시, 11시에 일어나는 때에
어째서 새벽녘에 눈을 떴고, 잘 보지 않던 TV를 틀었는지.
그리곤 누군가 중태에 빠졌다고하는 속보를 보았다.
그리곤 금새 중태는 사망으로 바뀌었고,
그 이름 석자가 노무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믿는 순간들이
영화처럼 느껴졌다.
느릿느릿, 슬로우모션, 거짓과 블랙코미디가 적절히 버무려진.
어찌 한 나라의 前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공영방송에서 사망이라는 단어를 쓰는 저급함.
사망이 서거로 바뀌기까지는 새벽녘부터 점심까지.였다.

당시 내 상태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할만큼 씩씩한 상태가 아니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멍하니, TV를 보고, 사실 여부가 어찌되는지 확인하는것 뿐.
1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며 낯선 느낌을 받았던 건,
아마 생전에 내가 그를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일거다.
세상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다 비슷하다고 우습게 여기던, 그렇게 난 비뚤어진 채로
그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조금 다르다는 얘기는 전해들었으나, 시큰둥한 반응을 감출 수 없었던.


"그 후 대통령으로 내린 판단 중 지지할 수 없는 결정들,
적지 않았으나 언제나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건, 그래서였다.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씩씩한 남자였다.
스스로에게 당당했고 같은 기준으로 세상을 상대했다."


http://www.ddanzi.com/news/5880.html


일전에 김제동이 자신의 노모와 前노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얘기하는것을 듣고도 시큰둥했는데
(어쩐지 난 드라마틱한 얘기엔 끌리지 않는가보다.)
오늘 아침, 마음을 쿵하고 커다란 바위에 찧는듯한 느낌은 링크의 짧은 글을 통해서 왔다.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이 눈꼬리를 지긋이 누르게 만든 것은 처음이었다.


"역사 앞에서, 목숨을 던질 만하면 던질 수 있지요.”
-노무현 前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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